네 철학을 설명하지 마라.
누구에게나 철학은 있다.
에픽테토스
1.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는다.
나의 경험, 의견을 은밀하게 내놓지 말자. 잘 들으려면 의지가 있어야한다. 우리는 모두 형편없는 청취자다. 잘 듣고자 하는 의지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2인칭 대화 상대의 의지를 기준으로 들어야한다.
- 1인칭 나의 의지 - 내 생각 주입식 듣기: "여기에 대해 난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이제 무슨 말을 이어가지?" 이렇게 들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정정하려 하거나 도와주고 싶어하고, 반사적으로 조언하거나 내 얘기를 하게 된다. 이럴 때 나오는 질문들은 분명 암시적이고 판단을 담고 있거나 상대방을 조정하려는 의도를 품게 된다. 나를 중심에 두면 나의 시각과 생각, 두려움을 표현하게 된다.
- 2인칭 대화 상대의 의지 - 상대의 생각대로 듣기: "이 사람 생각은 뭐지?", "이 사람은 어떤 느낌을 받은 거지?" 상대의 생각 속에 빠져들어 그 사람의 논리를 이해하면서 질문하면서 듣는 것.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와 같은 생각을 지워버리고 상대방을 오롯이 내버려둔다. 상대방의 말을 가로채지 않고, 조언하거나 감정을 더하지도 않아야한다.
- 우리의 의지 - 우리 입장에서 듣기: 나와 상대방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며 기록한다. "그런데"로 이어서, 계속 이야기가 흘러가게 둔다.
2. 내 감정은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과 몸짓에 집중한다.
- 추상적으로 듣기: 언어를 단순하고 확실하게 사용해야 대화가 분명해지고 더 나은 질문도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유지하려면 피상적으로 들어야한다. 감정이입을 하면 안된다. 오직 피상적으로, 문답식으로 들어야한다. 상대가 사용하는 언어 그 자체의 의미에 관심을 두지 않아야한다. 어떤 형태로 말하는지 인식해보자. 질문, 주장, 설명, 방어, 강조, 반대 등의 의도를 파악하자.
-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의도적으로 간극을 메꾸거나 보충해서 상상하지 말자. 이러면 오히려 상대의 언어에만 온전히 관심을 쏟을 수 있어서 에너지 소모가 덜하다. 대화가 끝나면 내 의견을 밝힐 기회는 분명히 있다. 듣는 동안엔 그 내용에 동의하는지는 생각하지 말자.
- 몸짓 언어에 민감에 해지기: 우리의 의지를 기준으로 듣다보면 몸짓 언어를 인지할 수 있다. 속도감 있게 말하는지, 침묵이 흐르는지, 한숨을 쉬는지, 찡그린다던지. 그런데, 그러나, 아직도, 하지만, 또, 아니,와 같은 단어에서 무의식적으로 의도가 드러날 수 있다.
3. 질문하기 전에 허락을 구해라
항상 이런 방식의 질문이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게는 예의없이 느껴질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함께 탐구할 의향이 있는지를 분명하게 물었다. "제가 ~에 대해 질문해도 될까요?", "계속 하기를 원하세요?" 상대방도 대화에 책임감을 느껴야한다. 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동의를 얻어야한다. 안그러면 경찰 심문처럼 변질될 수 있다.
4. 질문하기 전에 침묵해봐라
대화에는 시간, 관심, 절제가 필요하다. 대체로 참고 기다리지 못해서 제대로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속도를 내다보면 오히려 대화가 지연된다. 여유가 있는 대화는 목표를 더욱 분명하게 해주며, 길게 봤을 때 오히려 대화의 질을 끌어올린다.
5. 짜증을 짜증으로 받지 마라
비판적인 질문에 빈약한 견해로 답하는 대화가 반복되다 보면 모두 짜증 나기 마련이다. 특히 상대방은 자신이 공격 받는다고 느끼며, 대화 속도가 느릴 땐 마음이 급해져서 더 짜증날 수 있다. 하지만 짜증 자체는 탐구 과정에 꼭 필요한 재료다. 짜증 내는 이유는 질문에 상처 받았지만 강력하게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관점을 바꿀 수 없고, 자기 생각에 갇혀 있다는 증거이다. "왜 짜증이 나죠?"라고 질문하면서 상대방이 메타인지하고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한다. 상대방이 짜증 내더라도 침착하자. 그 짜증은 질문자에 대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계속 반복하면서 완성된다.
그 사람의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6. 아래에서 위로 가는 질문을 던져라
위: 주장이나 발언 뒤에 숨은 가정, 암시, 확신, 가치. 추상적인 개념, 관점, 인생관, 윤리.
아래: 구체적인 현실과 일상생활, 실제 사례와 근거. 사실, 행위, 사건, 발언, 관찰.
대화의 예시
- 상대방: OO은 좋은 사람입니다.
- 아래로 가는 질문: 언제 그렇다고 느꼈나요?
- 상대방: OO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 위로 가는 질문: 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요?
- 상대방: 타인에게 관심이 있고 공감한다는 뜻이니까요.
처음부터 추상적인 질문(위로 가는 질문)을 하면 답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래로 가는 질문을 먼저하고 위로 가는 질문을 하면 쉽게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정리된다.
7. 화가 난 순간을 찾아서 정곡을 찔러라
- 상대방이 짜증, 화, 주변의 악평 등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보자. 정확히 어떤 순간에 일어났는지 알아보자. "어느 순간에 화가 났죠?" 그 순간을 가능한 초 단위로 집어내자.
- 그 다음 위로 향하는 질문을 한다. 즉 그 행동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자기 주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이 때 "그 때 저는 ~하다고 느꼈어요. 왜냐하면..." 과 같은 식으로 말하게 하자.
8. 진심으로 궁금할 때만 "왜?"라고 묻는다
보통 '왜?'라는 질문을 들으면 말문이 막히고 불편하다. '책임'을 묻는다고 생각하고 방어하게 되기 때문이다. "청소한다고 해놓고 안해서 짜증나"라고 말하는 대신 "왜 청소기 안 돌렸어?" 라는 식으로 쓰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평가할 때 '왜'라는 말로 포장한다. "왜 아직도 고기를 먹죠?", "왜 다시 해야하죠?" 이런 질문들은 의견을 피력하는 문장이다. 진짜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묻는 질문이 아닌 것이다. 왜로 시작하는 질문은 질문에 상응하는 단 하나의 분명한 원인만 답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가 아니라 '어떻게'로 질문하면 조금 더 다양한 원인을 들을 수 있다.
- 왜 아직도 고기를 먹죠? → 고기를 먹는 이유가 뭐에요?
- 왜 그렇게 말해요? → 그렇게 말씀하시는 근거가 있나요?
- 왜 ~하죠? → 어떻게 ~하게 되었죠?
9. "한번 이야기해보세요"라고 말을 걸자
어떤 질문을 해야 더 많은 이야기를 상대방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을까? 상대방을 말을 잘 하지 않는다면 "어땠어?" 같은 질문 보다는 "한 번 이야기해봐"로 넌지시 말을 걸어보자.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도 내 의도를 강요하는 느낌을 안 줄 수 있다.
10. 질문 하기 전에 알아야할 7가지
- 질문의 목적이 무엇인가? 아무 생각없이 질문하지 말자.
- 질문으로 포장한 발언은 뉘앙스에 따라 공격이 될 수 있다.
- '그런데~'로 질문하지 말자. "그런데 너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와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에는 '나에게도 의견이 있지만 아직 말하지 않았다'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 온갖 질문을 뒤섞어서 하지 말자. 상대방은 어떤 질문에 어떤 순서로 답해야할지 혼란스러워진다.
- 모호한 질문을 하지 말자. '많이 늦었어?' 라는 질문에는 '늦었다'라는 기준을 추측하게 만든다. 상대방이 생각과 개념을 추가할 필요가 없도록 분명하게 질문하자.
- 더 깊은 대화를 원한다면 양자택일형 질문을 피하자. "OO과 상의할까요?"라고 하면 OO과 상의하는 것과 안하는 것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 "누구와 상의할까요?"라고 하면 더 많은 답변이 나올 수 있다.
- 덜 완성된 질문을 하지 말자. "무슨 말이죠?"가 아니라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무슨 말이죠?"라고 하면 더 정확하다.
출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9068544&start=pgooglemc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네덜란드의 젊은 철학자, 엘커 비스의 책,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은 어떤 질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이후 88주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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