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디자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들에 갔었는데 최근엔 일에 쩔어서 그런지 (혹은 사람 북적이는 곳이 두려워서인지ㅋㅋㅋㅋ) 잘 안가게 되더라. 그냥 갑자기 가보고 싶어서 오늘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오랜만에 다녀왔다. 확실히 4~5년 전에 비해 부스가 정말 정말 많고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다. 829명의 국내 작가부터 105개 사의 기업 브랜드와 34명의 해외 참가자까지 참여했다고 하는데, 총 1,000여 개의 부스가 있었다.
https://seoulillustrationfair.co.kr/visitor-notice/
Visitor 알림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는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 전시회로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디자인, 캘리그라피, 타이포그라피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가하여 자신들의
seoulillustrationfair.co.kr
네이버 예약으로 13000원이었나? 그정도였는데 표값이 아깝지 않았다. 세네시간 넘게 구경해도 끝없는 부스들... 10시 오픈이었고 나는 10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입장 줄만 이렇게 길었다. 30분 정도 드라마 보면서 기다리니까 금방 들어가지긴 했다. 서일페는 1년에 두번 열리다보니 운영 노하우도 있어보였다. 안내와 운영이 깔끔한 느낌? 일년에 두번이고 내년엔 지방 포함 4~5회 정도 열린다고 한다. 그만큼 캐릭터/일러스트/드로잉 분야가 굉장히 핫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입장료 포함해서 오늘 서일페에서 16만원 정도를 썼는데ㅋㅋㅋㅋㅋㅋ 뭘 그렇게 많이 샀는지 이제 자랑해보겠다.
1. 수키도키
수키도키는 내가 카톡 임티로 참 많이 쓰는 작가님이다. 한 세개쯤 산듯. 이 분이 인스타에서 시작하신 건지 임티로 먼저 시작하신건진 모르겠지만 임티가 하나같이 다 센스있고 귀엽다. 대충 그린 느낌이 약간 고심이 스타일? 서일페에서 천개 넘는 부스를 보다보니 "고심이 스타일"로 분류되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근데 뭔가 수키도키는 특유의 블랙유머스러움이 좋다ㅋㅋ 고심이는... 그냥 귀엽기만 해서 내 스타일 아님ㅎ
https://www.instagram.com/sukeydokey/
부스는 그냥 대충 꾸며져 있었는데 그림이 넘 귀엽고 웃겼다ㅎ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서일페에 들어가서도 또...!! 웨이팅을 했어야했는데 여기저기 돌다가 11시반쯤 수키도키 부스에 가니 대기가 180명이었다ㅎ 약 두시간 정도 기다리니 물건을 살 수 있었다. 진짜 충격의 연속... 정말 인기가 많았다.
뭔 예쁜 가방, 인형, 틴케이스 등 다양했는데 나는 그냥 스티커, 도장들만 샀는데도 5만원이 나왔다ㅎ (좀 많이 담긴 함) 이 달력이 사고 싶었는데 품절이어서 못 샀다. 수세미도 있었는데 샘플까지 품절이어서 무슨 모양인지 구경도 못함ㅎ 수키도키는 저 글씨체가 참 귀여운 것 같다.
그리고 이 스탬프가 귀여웠다. 5개 사면 21000원이라길래 4개 주워담음ㅎ 다이어리도 안쓰면서 왠 문구류를 이렇게 많이 사는지... 참으로 요상한 기분인 게 내가 평소에 임티로 쓰던 것들이 스티커&도장으로 나오니까 새로운 기분이다. 어린 아이들은 여기서 새로움을 느낄 것 같았다. "내가 임티로 쓰던 게 실물 스티커로 있네?!" 반대로 밀레니얼들은 원래 알던 캐릭터가 임티가 되는 과정을 봐온 세대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그닥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뭐ㅎㅎ 결론은 어린 아이던 어른이던 귀여워서 삽니다 예예
2. 리틀템포
리틀템포도 나름 오래된 브랜드인데 한결같이 드로잉 느낌이 귀엽고 좋다. 제로퍼제로와 웜그레이테일이 생각나는 일러스트랄까.
https://www.instagram.com/little_tempo_shop/
저 스탬프도 사고 이 미니 봉투도 샀다. 10매에 4000원이었는데 너무 작은 봉투여서 뭘 넣어야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귀여워서 삼ㅎ 근데 진짜 뭐 넣어야되지...
3. 후카후카 스튜디오
여기도 인기가 너무 많아서 40분? 정도 웨이팅한 후에 들어갔다. 물론 서일페에 볼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부스들 돌다보면 금방 그 시간이 된다. 후카후카는 약간 일본식 귀여움이 있는 곳인데 진짜 일본 브랜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음... 근데 진짜 일본 브랜드여도 수긍하게 될 것 같음ㅎ
왠 귀여운 파우치와 오니기리/메론/어항 패턴의 에어팟 케이스가 있었는데 진짜 살뻔 했다. 지비츠도 있었고 엉성하게 귀여운 욕조 도자기도 있었다ㅋㅋㅋ
그래도 제일 인기템은 당연히 스티커와 엽서. 키링 종류가 정말 많아서 뭘 고를까,,,, 행복한 고민도 했다ㅎ
4. 냐오브레드
인스타그램으로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곳이었는데 서일페에 부스가 있었다! 원래 이 계정에 빠져들게 된 건 푸딩과 케이크 인형 때문이었는데 실물로 보니까 정말 대박 귀여웠다... 나에게 잉여 에너지가 생기면 반드시 케이크 인형을 만들리라.
https://www.instagram.com/nyao_bread?igsh=c2xrY3liNjMwbTVv
부스에는 사실 뭐가 딱히 없었고 그냥 실물로 저 인형들을 보니 인스타에서 보던 것과 정확히 똑같았다ㅋㅋㅋㅋ 과장 없이 정확히 같은 모양이었음.
이건... 어느 부스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귀여워서 찍음ㅎ 약간 미피 가튼 드로잉 스타일?
5. 라이브워크
이번에 처음 알게된 브랜드인데 라이브워크는 어떤 플랫폼..? 인 것 같고 그 안에 리틀띵스, 모모씨, 히어데어, 솜솜 등 여러 브랜드가 속해있었다. 히어데어? 라는 브랜드가 조금 무난하게 귀여운 느낌스 (근데 너무 무난하게 생겨서 다시 보면 기억이 안 날 것 같은,,,,)
https://www.instagram.com/livework_kr/
6. 미니모니
우리가 아는 전통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님을 찾은 기분이었다.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펜화 일러스트를 그리시는데 정말 크기가 작다. 모두 손바닥의 절반도 안되는 크기. 흑백으로만 되어 있지만 고유한 매력이 있었다.
https://www.instagram.com/minimoni_mnmn/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미니책자와 네컷만화가 매력적이었다!
7. 희다가든
이 분도 뭔가 찐 일러스트레이터 느낌이었다. 아날로그한 크레용, 수채화 느낌으로 그림과 굿즈를 만드신다.
https://www.instagram.com/heedagarden/
인스타 계정에 올라오는 사진보다 페어 부스에서 본 실물들이 훨씬 예뻤다ㅋㅋ
8. 고마쭈
여기도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예전부터 팔로우하던 곳. 담배피는 고양이 졸귀... 엽서 한 20장 샀다.
https://www.instagram.com/matsugoda/
9. 신이어마켓
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노인 분들이 실제로 그린 글씨와 그림으로 굿즈를 만드는 곳인데, 이런 컨셉의 브랜드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위트있는 멘트들이 너무 좋았다. 여기서도 한 5만원 너치 산듯...
https://www.instagram.com/new.year_market?igsh=a2Jvc3BlbGYxdHJw
부스 사진은 내가 좀 대충 찍어서 멋이 없네ㅎ
아니 엽서가 이렇게 생겼는데 안 살 수가 있냐구... 너무 귀여워...
그래서 약 16만원 너치... 슬데없는 것들을 샀다고 한다... SHOPPING NOW, REGRET LATER...
나만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부스가 너무 많아서 뭘 봤는지 기억이 안나가지고 이렇게 계속 지우면서 봤다ㅋㅋㅋ 다시 보고 싶은 부스는 따로 표시해두었음. 그리고 서일페 갈 때
- 진심 사람이 많아서 산소 부족으로 힘들 수 있으므로 중간 중간 나오기를 바라며,
- 너무 더우니까 벗어서 외투를 넣을 수 있게 백팩을 챙겨가야하고,
- 주말에 갈 거면 오픈 시간 이전에 도착해야하고,
- 물과 간식을 싸가면 좋을 것 같고,
- 저렇게 표시해두면 좋기 때문에 펜도 챙겨가면 좋겠다.
이상 오랜만에 서일페 다녀온 후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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